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바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존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몇 시간씩 걸리며, 돌연변이 유전자가 생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진단능력이 떨어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이관희·김호준·박성욱 박사 연구진은 “변이에 상관없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30분 안에 PCR 수준의 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실렸다.
PCR 검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를 증폭해 찾는 방식이다. 만약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진단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간이 검사 키트는 면역단백질인 항체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돌기 단백질의 결합 여부로 바이러스를 확인하는데, 역시 스파이크에 변이가 생기면 진단이 어렵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와 결합하는 인체 ACE2 수용체 단백질을 이용했다. 스파이크에 변이가 생긴 바이러스라도 인체에 침투하려면 반드시 ACE2와 결합해야 한다. 즉 진단키트에 미리 ACE2 단백질을 심어두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결합할 때 나오는 전기신호를 센서로 포착해 감염 여부를 알아내자는 것이다.
연구진은 베타, 카파 등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징을 가진 인공 합성 바이러스로 실험했다. 바이오센서는 30분 안에 PCR 검사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실제 바이러스는 특수 시설이 있어야 다룰 수 있지만 합성 바이러스는 그런 제한이 없어 실험이 빨리 진행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관희 박사는 “빠른 시일에 센서 표준화와 규격화를 거쳐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호준 박사는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전기신호 특징을 분석하면 감염 여부뿐 아니라 바이러스 종류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