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대기가 없어 크고 작은 우주물체가 부딪히면서 표면에 숱한 충돌구를 만들었다./NASA

다음 달 달에 충돌하는 로켓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아니라 중국이 발사한 것으로 수정됐다.

미국 IT(정보기술) 매체인 아르스 테크니카는 “달에 로켓 잔해가 충돌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린 빌 그레이가 지난 12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충돌 로켓이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아니라 중국의 창정 로켓 일부라고 수정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빌 그레이는 소행성과 혜성 궤도 계산에 쓰는 소프트웨어인 ‘프로젝트 플루토’를 개발한 엔지니어이다. 그는 지난달 21일 블로그에 “4톤 무게의 팰컨9 로켓 잔해가 3월 4일 7시25분(미국동부시간, 한국 시각 21시25분) 달 뒷면에 충돌해 20m 크기의 충돌구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이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빌 그레이의 주장에 대해 하버드대의 조너선 맥도웰 교수도 트위터에서 3월 4일 충돌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이후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엔지니어가 처음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빌 그레이는 데이터를 다시 살펴봤다고 밝혔다. 그 결과 달에 충돌하는 것은 2014년 10월 중국이 창어 5-T1 우주선을 발사한 창정 로켓의 부스터로 확인됐다고 수정했다. 부스터는 로켓의 추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로켓이다.

2014년 10월 23일 창어5-T1 무인 우주선을 실은 창정-3C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다음 달 이 로켓이 달에 충돌한다고 예측됐다./CNSA

창어5-T1은 2019년 중국이 달로 발사한 창어5호의 시험용 우주선이다. 창어5호는 달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창어5-T1은 이를 위한 지구 대기 재진입 시험용으로 먼저 발사됐다.

당초 그레이는 달에 충돌하는 물체가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가 2015년 미해양대기청(NOAA)의 ‘심우주 기후 관측 위성(Deep Space Climate Observatory)’을 발사할 때 쓴 팰컨9 로켓의 상단부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발표를 수정하면서 로켓이 바뀌긴 했지만 달 충돌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3월 4일 12시25분(세계표준시, 한국 시각 오후 9시25분)에 예정된 지점에 수㎞ 이내 오차로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한다”고 예측했다. 앞서 애리조나 주립대의 마크 로빈슨 교수는 “4톤 무게의 물체가 시속 9288㎞ 속도로 달에 충돌하면 10~20m 크기의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달 충돌 장면은 실시간 확인하기는 어렵다. 나사의 달 정찰 궤도선(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은 달 주위를 돌고 있지만 3월에는 이번 충돌은 관측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게 된다. 나사는 나중에 궤도선으로 충돌 이후 생긴 구멍을 찍을 예정이다. 인도의 찬드라얀-2 우주선도 역시 달을 돌고 있어 충돌구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페이스X는 달에 충돌하는 로켓이 팰컨9의 잔해가 아니라는 발표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