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진국들이 달 탐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두 팔을 가진 달 탐사용 로봇을 발표했다. 그리스 신화 속 켄타우로스가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말인 것처럼 두 팔을 가진 인간형 로봇이 네 바퀴로 움직이는 형태다.
일본 우주 기업 기타이(Gitai)는 “달 탐사용 다목적 로버(rover, 이동형 탐사로봇)인 R1을 개발해 달 표면을 모방한 곳을 탐사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R1은 달 표면을 이동하면서 탐사와 채굴, 장비 조립, 보수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이다. 기타이는 지난해 12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사가미하라(相模原) 캠퍼스에 있는 모의 달 표면에서 R1를 시험했다. 당시 R1 로버는 이동능력과 태양전지판 조립, 자원 채취, 경사면 등정 등 4가지 시험을 통과했다.
앞서 기타이는 지난해 10월 미국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에 로봇팔 S1을 실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냈다. 로봇팔은 우주정거장에서 태양전지판 부착하고 구조물을 조립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최근 달 탐사는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이다.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유인 달탐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착륙선 개발사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 스페이스X는 올해 달 착륙선 스타십의 시험 비행에 나선다. 역시 민간 기업인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와 인튜이티브 머신도 나사 의뢰를 받고 올해 과학 장비를 실은 무인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일본 역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달 탐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는 달탐사용 차량인 루나 크루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타이가 차량에 탑재될 로봇팔을 제공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2020년대 말 루나 크루저를 달에 보내고, 2040년까지 달 기지에서 우주인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후 화성 탐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우주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는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의 로버를 실은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아이스페이스는 구글이 개최한 달 탐사 로버 공모전인 루나 X 프라이즈에서 결선 진출 5개팀 중 하나이다. 아이스페이스의 달착륙선인 하쿠토-R은 UAE의 라시드 로버와 JAXA의 로버 2대를 싣고 연말까지 달로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