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방법으로 코로나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컨테이너형 공장이 개발됐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도 컨테이너만 보내면 바로 선진국 수준으로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바이온텍(BioNTech)이 화물선에 싣는 컨테이너 형태로 모듈형 코로나 백신 제조 공장을 개발해 아프리카 국가의 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최신호에 밝혔다.
바이온텍은 미국 화이자와 함께 mRNA(전령리보핵산)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회사다. 바이온텍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에 해당하는 mRNA를 지방입자로 감싸 인체에 전달한다. 이러면 몸안에서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가 생성된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를 인체 세포 표면에 결합시키고 안으로 침투한다.
바이온텍은 지난 16일 독일 중부 헤센주의 마르부르크시에 있는 본사에서 8개월 동안 표준화된 컨테이너형 코로나 백신 생산시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르 샤힌 바이온텍 대표는 “모듈형 의약품 생산법을 만들어 전 세계 제약산업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온텍은 컨테이너형 mRNA 생산공장을 ‘바이온테이너(BioNtainer)’라고 이름 붙였다.
mRNA 백신 생산은 5만여 공정으로 이뤄져 있다. 생산기술을 이전받아도 현지 조건에 맞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바이온텍은 같은 제약사 내부에서 이뤄지는 기술이전에도 최소 8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마치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듯 바이온텍은 모든 공정을 표준화하고 컨테이너에 일체화시켜 한 번에 옮길 수 있도록 했다.
공정 개선이 필요하면 독일 본사에서 원격으로 컨테이너형 공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의약품 생산 공장은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바이온텍은 바이온테이너를 유럽 우수의약품생산기준(GMP)에 맞게 개발했다. 샤힌 바이온텍 대표는 “아프리카 국가가 유럽 기준을 인정하면 복잡한 승인절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이것은 아프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 의약품 생산의 미래”라고 말했다.
바이온텍은 연말까지 백신 생산 능력이 없는 아프리카 국가에 처음으로 보낼 계획이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르완다와 협의를 하고 있다. 회사는 아프리카 국가에 컨테이너형 mRNA 코로나 백신 공장이 도착하면 코로나 백신 부족 문제를 크게 해소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바이온텍은 컨테이너 12개로 이뤄진 한 공장은 작업자 4~5명만으로 가동되며, 연간 백신 4000만~6000만 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온텍은 컨테이너형 백신 공장이 코로나 이후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샤힌 대표는 말라리아나 결핵 백신 생산에도 바이오테이너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온텍은 지난해 7월 코로나 백신 방식으로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해 아프리카 국가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코로나와 비슷한 또 다른 전염병 대유행이 발생하면 바로 그에 대항할 백신 공장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