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사는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Dynastes hercules)./위키미디어

습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풍뎅이를 모방한 광학센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연구진은 “초고속 광학 습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발표했다.

남미에 사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는 습도에 따라서 색깔이 변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장수풍뎅이의 껍질 내부가 사각형 구멍이 이어진 다공성 격자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이를 반사하는데, 습도에 따라 빛의 파장이 달라져 각기 다른 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초고속 습도 센서의 작동 원리./포스텍

연구진은 이런 장수풍뎅이와 같이 습도에 따라 색이 바뀌면서도 속도를 기존 광학 센서보다 1만 배 더 높인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무질서한 금속 나노 입자층과 키토산 하이드로젤, 금속 반사판을 이용해 금속-하이드로젤-금속 구조의 광학 센서를 만들었다. 주변의 습도가 바뀌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키토산 하이드로젤의 특성 때문에 센서의 공진 주파수가 변화한다.

이 센서는 기존의 광학 센서보다 약 1만 배 속도가 빠르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는 센서를 구성하는 나노 입자 사이에 다공성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습도센서는 나노물질과 나노구조가 적용되었지만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습도에 민감한 전자 장치, 지폐, 여권, 신분증 등의 보안 태그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