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과학자들이 로봇으로 바나나 껍질을 까는 데 성공했다. 이전에는 로봇의 힘을 조절하기 어려워 바나나처럼 부드러운 과일은 으깨 버리기 일쑤였지만 이번에는 인공지능 덕분에 사람처럼 유연한 동작을 할 수 있었다.
일본 도쿄대 구니요시 야스오 교수 연구진은 최근 논문 사전출판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인공지능 기계학습을 거친 로봇이 한 손으로 바나나를 잡고 다른 손으로 껍질을 까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논문의 대표 저자는 박사 과정 2년 차인 한국인 김희철 연구원이다.
바나나 껍질 까는 로봇./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바나나 다루는 과정을 일일이 프로그램하지 않고 로봇이 스스로 터득하도록 했다. 먼저 연구원이 수동으로 로봇을 조작해 바나나 껍질 제거 과정을 단계별로 수천 번씩 반복했다. 한쪽 손으로 바나나를 잡는 과정은 2050회, 다른 손으로 바나나 끝을 잡는 모습은 2141회 반복했다.
이어 연구진은 총 811분에 걸친 로봇 시험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로봇은 복잡한 계산 없이도 바나나를 손상시키고 않고 껍질을 까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성공률은 57%였으며, 전체 과정은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연구진은 “수백, 수천 시간이 필요한 훈련 과정을 13시간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