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대거 바꾸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보령·한독·대원제약·부광약품 등 기업 10여 곳이 대표이사를 변경하고 사내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젊은 오너가(家) 3세들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나섰다. 보령제약은 창업자 김승호 회장의 손자 김정균(37) 대표가 새롭게 대표이사에 오르며 기존 장두현 대표 체제에서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한독 3세인 김동한(38) 경영조정실 상무와 대원제약 고(故) 백부현 회장의 손자 백인환(38) 마케팅본부장도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반대로 창업주가 경영에서 손을 뗀 회사들도 있다. 제넥신 창업주인 성영철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연구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제넥신의 최대주주인 한독 김영진 회장이 후임 의장을 맡고, 사외이사인 닐 워머가 우정원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가 됐다. 안국약품도 창업주 일가가 모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인 원덕권 대표이사 체제로 바꿨다.
부광약품은 이우현 OCI 부회장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이우현·유희원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지난달 석유화학·태양광 기업 OCI가 1461억원을 투자해 부광약품의 최대 주주가 되며 공동 경영 체제가 된 것이다. 동국제약은 송준호 대표를, 동아에스티는 김민영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는다.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각자 대표 체제였지만, 임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후계구도는 원점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