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총연구개발비는 93조717억원(2020년 기준)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4.81%다. 이스라엘(4.93%)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경제력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가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은 과학 논문의 질적인 성과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2017~2019년 한국은 논문 양으로는 분석 대상 10개 분야 중 8개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다. 컴퓨터·정보과학 8위, 물리·천문학 9위, 화학 6위, 전기전자공학 4위, 기계공학 9위, 화학공학 5위, 재료공학 4위, 나노기술 3위였다. 반면 같은 기간 피인용 최상위 1% 논문 국가별 순위에서는 10위 안에 든 분야가 6개에 그쳤다. 논문의 질보다 양이 앞선 것이다.

피인용 최상위 1% 논문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이 10위권에 든 분야는 컴퓨터·정보과학(8위), 화학(8위), 전기전자공학(7위), 화학공학(6위), 재료공학(7위), 나노기술(5위) 분야였다. 이 분야들이 순위권에 든 것은 한국이 강한 반도체 분야와 관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은 이들 분야에서 피인용 최상위 1% 논문 점유율이 4~5%대에 그쳐, 점유율이 40~70%대에 이르는 미·중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물리·천문학, 생명과학, 기계공학, 임상의학 4개는 10위권 밖이어서 순위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특히 한국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생명과학과 임상의학에서는 논문 양이나 피인용 최상위 1% 논문 국가별 순위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