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우주택시 스타라이너가 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6일 보잉의 새 유인(有人) 우주선 ‘CTS-100 스타라이너(Starliner)’가 7시49분(이하 한국 시각) 뉴멕시코주의 미육군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시험장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스타라이너는 이날 3시36분 우주정거장이 방콕 상공을 날던 중 도킹을 해제했다. 이후 지구를 향해 출발해 약 4시간 만에 낙하산 3개를 펼치고 지상에 안정적으로 내려앉았다. 보잉은 지난 2019년 12월 스타라이너로 첫 궤도비행시험(OFT, Orbital Flight Test)을 했지만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이번 OFT-2는 우주선의 궤도 진입과 도킹, 귀환까지 모두 성공해 1차 시험의 실패를 극복했다.
◇여성 마네킹 태워 비행시험
앞서 스타라이너는 20일 오전 7시54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사의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스타라이너는 21일 오전 9시28분(이하 한국 시각) 우주정거장의 하모니 모듈에 도킹했다.
스타라이너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는 유인 우주선이다. 앞으로 나사 우주인 4명을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으로 실어 나를 계획이다. 이번은 무인 시험이어서 ‘로켓조종사 로지(Rosie the Rocketeer)’라는 이름의 마네킹이 탑승했다.
로지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정부의 홍보 포스터에 나온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를 본뜬 것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남성들이 대거 전장으로 가면서 노동력이 크게 부족해지자 여성들의 공장 취업을 독려했다. 우주선에 탄 마네킹은 당시 포스터에 나온 로지처럼 물방울 무늬의 붉은색 스카프를 썼다.
스타라이너는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지구에 올 때는 270㎏이 넘는 화물을 싣고 왔다. 여기엔 질소-산소 교환시스템의 재사용 탱크도 들어있다. 탱크는 우주인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의 일부다. 지구에서 손을 보고 다음 화물선에 실어 다시 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이미 우주인을 수송하고 있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마찬가지로 지구로 귀환할 때 낙하산을 펼치고 속도를 줄여 착륙했다. 차이는 착륙지점이다. 크루 드래건은 플로리다 앞바다에 내리지만, 스타라이너는 뉴멕시코의 사막으로 왔다. 바닷물이라는 완충장치가 없는 만큼 스타라이너는 에어백 6개도 사용했다. 스타라이너는 10회 재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다에 내리지 않으면 소금기로 인한 손상을 막아 최소한의 수선만 하고 다시 쓸 수 있다고 보잉은 기대한다.
◇연말 우주인 2명 실탑승 시험 앞둬
스타라이너가 연말 우주인 2명이 탑승하는 시험에도 성공하면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운용하는 민간 업체가 된다. 나사는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3년 뒤 스페이스X와 보잉과 각각 26억 달러, 42억 달러 규모의 우주인 수송 계약을 맺었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2020년 5월 처음으로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다섯 차례 우주인 수송 임무를 수행했다.
나사는 우주왕복선 퇴역 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으로 우주인을 수송하다가 크루 드래건 이후 독자 우주인 수송이 가능해졌다. 나사는 향후 스페이스X와 보잉에게 각각 해마다 한 번씩 우주인 수송을 맡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잉은 앞으로 이번 비행시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해야 한다.
스타라이너는 추력기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도킹이 예정보다 1시간 18분 늦었다. 스타라이너는 그 사이 우주정거장과 10m 거리를 두고 똑같이 시속 약 2만8000㎞로 비행하며 도킹을 기다렸다.
착륙과정에서도 일부 문제점이 드러났다. 나사의 상용 우주인 수송 프로그램 책임자인 스티브 스티치는 착륙 후 기자회견에서 “그림으로 그린 듯 완벽한 착륙이었다”면서도 “위성항법장치(GPS)의 통신이 일시적으로 끊겼으며, 추력기 일부도 오작동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