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들이 몸속에서 한 달 이상 작동하다 녹아 사라지는 심장박동 조율기를 개발했다.
미 노스웨스턴대의 존 로저스 교수 연구진은 “무선으로 외부에서 환자를 모니터링하며 이에 맞춰 작동하는 심장박동 조율기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밝혔다. 심장박동 조율기는 느리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장치다. 이번 연구에는 최연식·정효영 박사후연구원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6월 몸에서 녹아 사라지는 심장박동 조율기를 개발했다. 하지만 심장의 움직임에 장치가 불안정했고 심장과 접촉하는 부분에서 이물 반응으로 더 큰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 결과 몸속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이 4일 이하로 짧았다.
연구진은 이번에 몸에 흡수되면서도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를 장치에 적용해 심장 주변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또 심장과 접촉하는 부분에 약물 전달 시스템을 적용해 이물 반응을 막았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장치가 몸속에서 한 달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다 녹아서 사라지도록 했다.
특히 연구진은 심전도 센서와 에너지 공급 장치로 구성된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장치도 개발했다. 패치 모양의 장치는 환자가 퇴원 후에도 연속적으로 환자의 심전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 관련 신호를 수집한다. 이 정보는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전화나 무선 태블릿에 무선 전송된다.
최연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몸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전자기기와 웨어러블 센서 장치를 결합한 첫 사례”라며 “연구가 발전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으로 의사에게 진료와 치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