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로 예정됐던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연기됐다. 발사 하루 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세워진 상태에서 점검 작업 중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5일 “누리호 1단 산화제 탱크 센서에서 오류가 발견돼 누리호를 다시 눕혀 우주센터 조립동으로 이송했다”며 “16일 발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상이 발견된 곳은 산화제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다. 영하 183도로 충전되는 산화제는 연료의 연소에 필요한 물질이다. 센서에 문제가 생기면 산화제 충전 상태를 알 수 없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누리호가 기립된 상태에서 원인 파악을 시도했지만 작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 그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항우연은 날씨나 기술적인 문제로 당일 발사가 미뤄질 것에 대비해 16~23일을 예비일로 정했지만 현재로선 이 기간 내 발사 여부도 불확실하다. 고 본부장은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부품만 교체하는 간단한 경우가 아니라면 길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누리호는 15일 오전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겨져 세워진 뒤, 마지막 점검 작업 중이었다. 항우연은 이날 오후 2시 5분 산화제 센서값이 잘못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산화제 충전량이 정확하게 계측이 안 된다”며 “값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이송할 때는 문제가 없었고, 1단 산화제 탱크 센서 외에 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항우연은 산화제 센서 자체, 센서 연결 부위, 센서에서 신호를 받아 처리하는 장치 등을 분석해 원인을 찾을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근원적인 설계 문제라기보다는 단순한 하드웨어 문제일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원인을 찾아 보완한 뒤 발사관리위원회를 거쳐 향후 발사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3단 엔진 연소가 계획보다 조기에 종료되면서 1차 발사에 최종 실패했다. 산화제 탱크 내 헬륨탱크 고정 장치가 풀리면서 산화제 탱크에 균열이 생겼고, 이로 인해 산화제가 누설되면서 엔진이 일찍 꺼진 것이다. 항우연은 3단 산화제 탱크 설계를 변경해 문제를 보완했고 이 작업이 끝남에 따라, 이달 15일 누리호 2차 발사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날씨 문제로 발사일이 16일로 하루 연기됐고, D-1인 15일 발사대에 세우는 작업이 완료된 상태에서 다시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누리호는 2차 발사 이후에는 2027년까지 4번 더 발사될 계획이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차 발사 이후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보이려 했지만 아쉽다”라며 “독자적으로 위성을 보낼 수 있게 노력했기 때문에 노력이 좋은 성과를 보이게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