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들어낸 지구 쓰레기가 우주 행성을 오염시키기 시작한 걸까. 화성에서 알루미늄 포일 조각이 버려진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6일(현지 시각)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호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리 팀이 뜻밖의 것을 발견했다”며 관련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돌 틈에 사각형 알루미늄 포일 조각이 쓰레기처럼 끼어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NASA는 로켓추진 제트팩 등의 하강 장비에서 떨어져 나온 열 담요(thermal blanket)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했다. 열 담요는 온도조절 목적으로 기기와 로버를 덮는 데 이용된다. NASA 측은 “하강 장비는 약 2㎞ 떨어진 곳에 추락했는데 열 담요 조각이 이곳에서 발견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정확히 어느 부분을 덮었던 것인지, 어떻게 이 위치까지 도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퍼서비어런스호는 2020년 7월 30일 NASA가 발사한 화성 탐사 로버다. 이듬해 2월 18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2년간 화성에서 생명체와 물 흔적을 살피며 지구로 보낼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게 주요 임무다.
퍼서비어런스호 착륙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18일 화성 탐사용 헬기인 ‘인저뉴어티’(Ingenuity)가 퍼서비어런스의 하강을 도운 낙하산 잔해를 포착해 촬영한 바 있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만큼 낙하산은 흙먼지가 덮인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진을, 우주탐사로 행성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아직 사람이 도착한 적 없는 화성에 인간의 쓰레기가 벌써 생기고 있다”며 “다른 천체에 대한 오염을 피하도록 의무화한 국제법 ‘외기권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