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20일 다시 발사대에 섰다. 지난 15일 발사대에 세워졌다가 센서 오작동 문제로 다시 내려진 후 5일만에 돌아온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누리호는 21일 오후 4시 2차 발사에 도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일 11시 10분 누리호가 제2발사대에 기립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20분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을 나와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린 채 약 1시간에 걸쳐 제2발사대까지 이송됐다.
◇21일 오후 4시 2차 발사에 도전
누리호는 발사대에 도착해 이렉터(erector)의 도움을 받아 수직으로 세워졌다. 오후에는 엄빌리칼(umbilical) 설비와 연결됐다. ‘탯줄로 이어진’라는 뜻의 엄빌리칼 설비는 누리호에 추진제와 전기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항우연은 “누리호는 발사대 이송과정이나 기립과정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오후 19시 이전에 발사대 설치작업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21일 오전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한다. 오후에도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기술적 준비상황, 기상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누리호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항우연은 당초 누리호 발사일을 15일로 정하고 16~23일을 발사 예비일로 잡았다. 하지만 강풍으로 발사일을 16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누리호 1단 산화제 탱크의 레벨 센서에서 오류가 발견돼 발사를 취소했다. 당시 누리호는 발사대에 세워진 뒤 마지막 점검 작업 중이었다.산화제 수위를 측정하는 레벨 센서에 문제가 생기면 산화제가 얼마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발사일에 비 예보 예의주시
항우연은 센서 오작동이 레벨 센서의 전기부 부품에서 비롯됐음을 밝혀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오전 8시30분 작업자가 1, 2단 연결부 점검창으로 들어가 문제가 발생한 레벨 센서 전기부 부품을 제거하고 새 부품으로 교환했다”고 밝혔다.
레벨 센서는 1단 산화제 탱크의 뚜껑에 붙어있는 막대 형태이다. 센서 자체가 볼펜이라면 전기부는 그 안의 심과 같다. 고 본부장은 “센서 자체를 교체하려면 1, 2단을 분리하고 산화제 탱크 뚜껑까지 분해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된 그 안의 전기부만 바꿔 작업이 빨리 끝났다”며 “전기부에 왜 이상이 생겼는지는 추후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후 1~3단 전체에 대한 점검을 진행해 문제가 없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
비행시험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쯤 회의를 열고 누리호 이송을 계획대로 20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날씨다. 21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앞서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은 “장마가 다가오고 기상에 변동이 커 계속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도 “향후 기상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