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지만, 발사체 시장에서 승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다. 허환일 충남대 교수는 “우주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우주 발사체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142억1000만 달러(약 18조3100억원)에서 2029년 319억 달러(약 41조1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스페이스X와 유럽 아리안스페이스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누리호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거듭된 발사를 통해 성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 아리안 5호는 1996년 첫 발사 이후 지금까지 100번 넘게 우주로 향했다.
탑재 무게도 넘어야 할 산이다. 누리호는 1.5t의 무게를 실을 수 있다. 지구 저궤도(600㎞) 위성을 쏠 수 있는 수준으로 2t이 넘는 정지궤도(3만6000㎞) 위성 발사는 불가능하다. 스페이스X 팰컨9은 지구 저궤도로 22t의 위성을 쏠 수 있다. 한 우주 전문가는 “달과 화성 같은 심우주(深宇宙)를 오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무게를 탑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형 트럭이 아닌 대형 화물 트럭이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확보도 필요하다. 전 세계는 발사체 재활용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추세다. 스페이스X는 6700만 달러까지 가격을 낮춰 경쟁사의 3분의 2 수준이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는 재사용 발사체에 대한 내용이 언급돼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탁민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