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2차 발사가 1차 발사와 가장 다른 점은 실제 위성을 실었다는 점이다. 1차 발사 땐 무게 1.5t의 가짜 위성만 실었지만 이번에는 1.3t의 가짜 위성 위에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했다. 그 안에는 위성 자세 제어용 구동기와 S밴드 안테나, 발열 전지 같은 한국의 우주 기술로 만든 부품들이 들어 있다. 성능 검증 위성에는 국내 대학들이 개발한 꼬마 위성 ‘큐브 위성’ 4기가 탑재됐다.
성능 검증 위성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이틀 간격으로 조선대,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의 큐브 위성을 순차적으로 궤도로 내보낸다. 큐브 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각 10㎝에 불과하지만 전자 기술의 발달로 과거 상용 위성이 하던 임무를 저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다. 개발에서 발사까지 비용이 3억원 정도로, 대형 위성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사되는 큐브 위성들은 열을 감지해 백두산의 분화 징후를 파악하고 미세 먼지도 관측한다. 지상을 촬영하고 전파가 대기에 굴절되는 현상을 이용해 날씨도 예측할 예정이다.
기술적으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성능 검증 위성에 장착한 원자력전지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발생하는 열로 전기를 생산한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전지는 열과 함께 태양광발전이 불가능한 밤에 최소한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며 “달 탐사에 적용할 경우 임무 기간을 2주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작동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자국 기술로 개발한 원자력 시스템을 우주로 쏘아 올린 세 번째 국가가 된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홍진태 박사는 “2030년 한국 달 착륙선이 국산 원자력전지를 탑재하면 밤에도 임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은 낮과 밤이 각각 14일씩 이어지고 밤에는 온도가 섭씨 영하 170도까지 떨어져, 열을 공급하지 못하면 전자제품이 모두 고장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