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국산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의 도전 끝에 성공적으로 위성 궤도에 안착한 가운데, 관련 내용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개발본부에서 근무했던 전문가가 “우리나라도 누리호 발사를 통해서 발사체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규복 충북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2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을 통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가 위성을 실제 자력 발사했고, 우주 수송능력을 확보해서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우리가 원하는 때 언제든지 쏘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위성 발사 가능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9개 나라밖에 안 되는데 이중 1t(톤) 이상의 실용위성을 발사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 국가밖에 안 된다”며 “선진국들이 과점하고 있던 발사체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나라 자력으로) 다 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계속 발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임한 안 교수의 목소리엔 기쁜 내색이 가득했다. 그는 앞서 성공했던 나로호와의 차이에 대해 “나로호의 경우에 1단 발사체 전체를 러시아에서 가져왔지만 누리호의 경우는 1단 2단 3단 발사체 엔진 모두를 다 국내 기술로 국내 연구원들이 개발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체에서 우리나라는 20살 청년”이라며 “나로호가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는 단계였다면 누리호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는 과정이었다. 한 번 실패한 스무살 청년이지만 많은 노력으로 21살 재수에 성공해서 대학에 입학한, 넓은 하늘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고 보면 된다”고 빗댔다.

이어 “취업을 하고 장년이 되려면 아직도 많은 것들이 필요하기는 하다”며 “우리나라가 7번째로 1톤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지만 앞에 6개 나라가 대단한 나라다. 예산도 훨씬 더 많다. 1등하고 7등의 차이는 거의 100배 이상 난다. 하지만 쫓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누리호 성공으로 빠른 시일 내에 유인 우주여행도 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엔 “이제 막 포니자동차(1975년 현대차가 한국 최초로 개발한 양산형 자동차)를 개발했는데 언제 제네시스(현대차가 2008년 출시한 프리미엄 자동차 라인) 만들어지냐라고 물어보는 것과 비슷하다”며 “우리나라 정부는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서 사실 5년마다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 계획에 따라서 우주개발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데 그 계획에 2040년까지 정부사업으로 사람을 우주로 보내는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끝으로 안 교수는 “우주산업은 어느 단계까지 계속 국민들의 관심과 세금으로 유지가 돼야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매년 일정한 정부예산이 꾸준하게 지원되는 것”이라며 “또 결국에 모든 일들은 다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연구원들이 계속 우주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주관련 전공과 산업에 국민들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계속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