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재개된 미국의 유인(有人) 달 탐사가 선발대를 보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달 28일 뉴질랜드에서 민간 업체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으로 달 탐사 위성인 캡스톤(CAPSTONE)을 발사했다. 8월에는 한국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발사된다. 러시아와 일본의 탐사선도 일제히 달로 향한다. 반세기 만에 다시 달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큐브 위성으로 달 궤도 사전 답사
미국 우주인이 달에 착륙한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다. 나사는 오는 2025년 남녀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달 주위를 도는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건설해 유인 우주선이 달을 오가게 한다는 계획이다. 캡스톤은 게이트웨이 정거장의 예상 궤도를 미리 점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에 선발대로 갔지만 캡스톤은 전자레인지만 한 크기에 불과하다. 소형 위성인 큐브 위성이기 때문이다. 큐브 위성은 원래 교육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전자공학의 발달로 과거 대형 위성이 하던 일까지 맡고 있다.
캡스톤은 미국 우주 기업인 어드밴스 사이언스가 개발했다. 발사 후 6일간 로켓랩의 3단 로켓인 루나 포톤이 캡스톤을 가속한 다음 달 궤도로 밀어준다. 이후 캡스톤은 자체 추진력으로 4개월 비행 후 달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사는 게이트웨이가 수직헤일로궤도(NRHO)라는 공전 궤도를 돌도록 했다. 달이 지구를 도는 공전 궤도와 거의 수직 방향으로 달을 도는 궤도다. 이렇게 하면 우주정거장이 달 뒤로 가서 지구와 통신이 끊어지는 일이 없다. 캡스톤은 게이트웨이 궤도를 미리 돌면서 자동 항법 장치와 통신이 제대로 가동할지 미리 점검한다.
◇민간 참여로 탐사 비용 획기적 감소
캡스톤은 가까이는 달 북극에서 1600㎞, 멀게는 남극에서 7만㎞ 떨어져 돈다. 이때 이미 달을 돌고 있는 정찰궤도선(LRO)과 상대적 거리를 측정해 위치를 파악한다. 나사는 앞으로 이 방법으로 달로 가는 우주선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캡스톤은 6일 반마다 한 번씩 달을 도는 궤도를 최소 6개월간 지속할 예정이다.
제임스 로이터 나사 우주기술임무 부국장은 “캡스톤은 미국이 달과 그 너머를 탐사하는 야심 찬 계획에서 민간 파트너가 어떻게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민간 참여로 무엇보다 탐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과거 달에 우주선을 보낼 때는 높이 111m의 새턴 5호 로켓을 써 한 번에 10억달러가 들었다. 이번엔 큐브 위성인 캡스톤을 보내 높이 20m인 소형 일렉트론 로켓을 썼다. 덕분에 위성 제작과 발사에 모두 3000만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한국 달 탐사선 다누리도 8월 발사
캡스톤을 이어 다른 달 탐사도 잇따라 진행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를 위해 대형 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과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새로 개발했다. 오는 8월 초 아르테미스 1호의 무인(無人) 시험 발사가 잡혀 있다. 마네킹을 실은 오리온은 달을 두 번 돌고 지구로 귀환한다.
같은 달 우리나라의 첫 달 궤도선(KPLO)인 다누리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달로 간다. 다누리는 7일 미국에 도착해 한 달간 점검을 거쳐 8월 3일 발사될 예정이다. 다누리는 12월 달 궤도에 도착해 1년간 달 상공 100㎞를 돌면서 남극의 자원 탐색과 우주 인터넷 시험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누리 발사로 우리나라 우주개발 영역이 정지궤도 위성이 있는 지구 상공 3만6000㎞에서 달까지 38만㎞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무인 달 착륙선을 보내며, 일본 기업인 아이스페이스도 달에 화물선을 보낸다. 미국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과 애스트로보틱도 올해 각각 나사가 의뢰한 과학 탐사 장비를 달에 보낸다. 스페이스X는 달 착륙선인 스타십의 시험 비행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