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어제 대한민국 수학계에 좋은 소식이 있었죠.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적으로 가장 뛰어난 연구 업적을 쌓은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권위상입니다. 노벨상에는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립니다.
허 교수는 2012년,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증명했고, 2018년 ‘로타 추측’을 해결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조합론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11개의 추측을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해결했습니다. 수학적 난제를 해결한 것도 의미있지만, 다른 수학자와 달리 여러 수학 분야를 통합한 방법론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필즈상을 수여한 국제수학연맹(IMU)도 “그는 리드 추측을 비롯해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문제들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풀어냄으로써, 앞으로 수학이 나갈 방향을 제시해 수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허 교수의 이력입니다. 그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초·중·고나 대학 때는 수학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수포자(수학 포기자)에 가까웠습니다. 구구단도 초등학교 2학년 때 겨우 외웠고, 아버지가 수학문제집을 풀게하자 답안지를 몰래 베꼈다 혼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시인이 되고 싶어 고교를 중퇴했고, 검정고시와 재수 학원을 거쳐 서울대 물리학과로 진학했습니다. 학업보다는 다른 곳에 관심이 많아 F 학점이 수두룩했고 그 탓에 대학을 6년이나 다녔다고 합니다.
학부 4학년 때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1970년 필즈상 수상)의 자서전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감동을 받아 서울대 수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했습니다. 대학원부터 비로소 수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미국 유학길에도 올랐고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다가 ‘리드 추측’ 해결한 후 미시간대로 옮겨 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허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수학의 가치와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순수 수학은 인류가 지난 수천년간 꾸준히 발전시켜온 놀이 문화”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수학자들이 오직 즐겁기 때문에 수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학의 가치를 이해하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그는 “수학은 답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과 방향이 사람마다 달라도 정답은 하나”라며 “요즘처럼 의견 대립하다가 지치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어물쩍 결론 내리는 세상에선 더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포기하고 싫어하는 것에 “수학이 문제가 아니라 입시 구조가 문제”라는 따끔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허준이 교수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어린 시절 수학과 멀어졌었던 듯하다”며 부담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수학의 ‘재미’를 찾아보라 조언했습니다. 비단 수학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의 순수한 열정을 보며, 일이나 공부, 사회적 역할 등에서도 ‘잘 해야한다’, ‘실패하면 안된다’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몰아붙여 ‘열정’과 ‘흥미’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 고교 중퇴한 수포자 ‘수학 노벨상’ 받았다... 대학때 F 수두룩 “시작하기에 늦은 건 없어”
허준이 교수는 필즈상을 받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로 인정받았지만 놀랍게도 그는 대학원에서부터 수학을 공부한 늦깎이 수학자다. 어린 시절 수학과 담을 쌓고 시인이 되길 원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수학에 입문한 것이다.
[기사보기]
◇ 수학자들 두손 든 ‘리드추측’ 45년만에 해결… 난제 11개나 풀어
허준이 교수에게 필즈상을 안긴 논문은 그가 2012년 박사 학위도 받기 전에 수학 최고 권위지인 미국수학학회지에 발표한 단독 논문이다. 허 교수는 이 논문에서 수학 조합론 분야의 45년 난제인 ‘리드 추측’을 증명했다.
[기사보기]
◇ 與 “김유근, 거취 분명히 하라”… 안보문란TF 만들기로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5일 당 회의에서 북 선박을 나포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청와대가 현직 합참의장을 불러 조사했다는 본지 보도와 관련, “군 서열 1위이자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이 (나포하지 말라는) 안보실 차장의 지시를 어겼다는 것으로 조사받았다는 자체가 군의 위계 질서 문란”이라고 했다.
[기사보기]
◇ 18기로 줄이려던 원전, 최소 28기로 늘린다
윤석열 정부가 5일 내놓은 에너지정책 방향의 핵심은 원전 비율 확대, 화석연료 의존 축소, 재생에너지의 합리적 조정으로 요약된다. 지난 정부가 밀어붙인 탈원전 대못을 빼고, 급진적인 신재생 드라이브를 바로잡아 기후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사보기]
◇ 송강호·박해일은 참패했는데 톰 크루즈는 왜 흥행했나
배우 송강호와 강동원, 박해일과 탕웨이는 왜 흥행에 실패했을까? 반대로 마동석과 톰 크루즈는 어떻게 건재한가? 최근 영화 박스오피스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은 5일 누적 관객 350만을 돌파했다.
[기사보기]
◇ 우상호·임종석, 이재명 전대 직진에 ‘동시 브레이크’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의 전당대회 경선 룰 개편안을 거부했다. 우 위원장은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좌장 격이다.
[기사보기]
◇ 물가 잡으려다 경기 발목 잡을라… 한은 ‘빅스텝’ 고민
6월 소비자 물가가 6%까지 치솟으면서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지만,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 위축과 기업의 투자 감소를 촉발시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