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나이가 들면서 Y염색체가 감소하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Y염색체는 노화 이외에 유전적 요인이나 흡연으로도 감소한다.
미국 버지니아 의대의 케네스 월시 교수와 스웨덴 웁살라대의 라르스 포스버그 교수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나이가 들면서 면역세포에서 Y염색체가 사라지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30% 이상 높아진다”고 밝혔다.
염색체는 유전 물질인 DNA 가닥들이 실패 역할을 하는 단백질에 감겨 있는 형태이다. 인간은 23가지 염색체 쌍을 갖고 있는데 일반 염색체 22가지와 성염색체 한 가지이다. 여성은 XX 염색체, 남성은 XY염색체를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 남성 중 일부는 면역세포에 Y염색체가 없으며 나이가 들수록 Y염색체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테면 70세 남성의 약 40%, 93세의 57%가 일부 백혈구에서 Y염색체가 소실됐다.
연구진은 Y염색체가 사라지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효소 단백질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생쥐의 골수세포에서 Y염색체를 3분의 2 제거했다. 이를 생쥐에게 이식했다. 골수는 혈액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이다.
Y염색체가 없는 골수를 이식받은 생쥐는 심장에 반흔(흉터)이 생기면서 심장 질환이 발생했다. 일반 골수를 이식한 생쥐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정상 골수를 이식받은 생쥐는 2년 뒤 60%가 생존했지만 Y염색체가 없는 골수를 이식받은 생쥐는 40%만 살아남았다
연구진은 영국의 유전자 은행인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남성의 건강기록을 추적했다. 등록 당시 Y염색체가 없는 면역세포가 많았던 사람일수록 12년 뒤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Y염색체가 없는 면역세포가 40% 이상이면 순환기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1%나 높아졌다.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 질환은 3.48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Y염색체가 없는 면역세포는 심근세포로 들어가 감염 신호 물질을 분비하는 것을 발견했다. 생쥐에서 항체로 이 신호 물질을 차단하자 Y염색체 손실로 인한 피해가 감소했다. 포스버그 교수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지만 같은 방법이 사람에게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