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自擊漏)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 복원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지난 14일 “자격루의 동력 전달과 시각 조절 장치인 ‘주전(籌箭)’의 원형을 588년 만에 설계도로 복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자격루는 세종대왕 때 장영실이 제작한 자동 물시계이다. 자격루에서 3단형 물항아리(파수호)를 거쳐 아래로 흐른 물은 원통형 물항아리(수수호)에 모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량이 늘면 수수호에 담겨 있던 잣대가 위로 떠오른다. 잣대에는 구슬이 담긴 구리판이 있고 여기서 구슬이 굴러나와 징과 북을 쳐 시간을 알리는 인형을 작동시킨다.
중앙과학관 윤용현 박사 연구진은 물항아리들로 구성된 수량 제어 장치와 인형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알리는 자동 시보 부분을 연결하는 주전 시스템을 복원했다. 주전 시스템은 수수호 안에 있는 잣대인 주전죽(籌箭竹)과 그 위에 있는 방목(方木), 방목 속 좌우에 설치되는 동판(銅板), 동판에서 구슬을 장전하는 구슬 방출 기구 등으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출토된 동판과 구슬 방출 장치를 자격루 관련 기록들과 대조해 설계도를 복원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천문연구원 김상혁, 민병희 박사, (재)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도 참여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복원 자격루를 가져와 이번에 밝힌 주전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조선시대 자동물시계 자격루의 작동 원리./국립고궁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