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위성통신기업 중 하나인 프랑스 유텔샛이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을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과 함께 민간 기업의 ‘우주 인터넷’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 인터넷은 지구 가까운 곳에 수많은 소형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에 음영(陰影) 없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 시각) 유텔샛이 원웹을 인수할 예정이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원웹의 지분 23%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유텔샛은 지구 상공 3만6000㎞에 정지궤도 위성을 띄워 방송사에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원웹은 정지궤도보다 가까운 저궤도에 위성을 발사해 초고속 우주 인터넷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한화시스템도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원웹의 회장인 수닐 바흐티 미탈이 합병 회사의 공동 회장이 되고, 에바 버네케 유텔샛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의 CEO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두 회사 합병으로 민간 기업의 우주 인터넷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앞선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2500개 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전 세계 30국 이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아마존의 우주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도 저궤도에 3236개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인터넷 시장 규모는 2020년 29억3000만달러에서 2030년 185억9000만달러로 연평균 20%씩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