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5일 발사돼 달로 가는 궤적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먼 우주까지 나갔다가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달 궤도에 진입하는 4개월 반 동안의 대장정에 돌입한 것이다. 오는 연말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최종 성공하면 한국은 우주 탐사 능력을 확보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오후 2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누리가 한국 시각 이날 오전 8시 8분 48초(현지 시각 4일 오후 7시 8분 48초)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돼 달 전이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오전 8시 48분쯤 고도 703㎞ 지점에서 미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서 분리됐다. 발사 92분 후인 9시 40분 지상국과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태양전지판을 전개해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며 “다누리 내 장치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앞으로 다누리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향해 거대한 리본 모양을 그리며 총 600만㎞를 비행한다. 이 루트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가 적은 BLT(탄도형 달 전이 방식) 궤적으로, 최대 156만㎞ 떨어진 심우주까지 나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다누리는 다음 달 2일쯤 추력기를 작동해 처음으로 방향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향후 최대 9번의 궤적 수정이 예정돼 있다. 다누리는 오는 12월 31일 달 궤도에 진입한다. 내년부터 1년간 달 표면 위 100㎞ 원 궤도를 하루에 12번 돌면서 2030년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자원 연구,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같은 다양한 과학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이를 위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탑재체 5기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섀도캠을 탑재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다누리 발사 이후 “정부는 달 착륙선 자력 발사를 추진하고 국제 유인 우주 탐사 사업인 아르테미스에도 참여하면서 대한민국의 우주 탐사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