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미국에서 오리온 우주선을 탑재한 인류 역사상 최강의 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pace Launch System·SLS)’이 발사된다. 1972년 아폴로 미션 이후 인류를 달로 보내기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이번에는 사람을 태워 보내진 않지만 2025년에는 사람을 다시 달에 착륙시킨다는 게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목표다. 나사는 태양빛이 닿지 않는 달 남극의 영구음영(永久陰影) 지역을 비롯해 달의 비밀을 밝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극의 착륙 후보지 13곳도 선정했다.
◇42일간 임무 수행 후 지구 귀환
이번 SLS 발사는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낼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달 말 예정된 아르테미스1은 사람을 태우지 않고 달 궤도에 머물렀다가 돌아오는 총 42일의 일정이다. 이후 2024년에 유인 우주선이 달 궤도를 다녀오고(아르테미스2), 2025년에는 직접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딛는다(아르테미스3).
아르테미스 임무를 수행할 SLS는 인류 사상 최강의 발사체로 평가받는다. 발사체의 높이는 98m로 자유의 여신상(93m)보다 크고, 무게는 2500t(톤)에 달한다. 로켓을 밀어올리는 힘인 추력은 400만㎏으로 아폴로 시대의 새턴V 로켓보다 15% 세다. 나사는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3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입했다.
SLS는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29일 오전 8시 33분(현지 시각)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로켓 상단에 탑재된 오리온 우주선은 달 뒷면 너머의 6만4000㎞까지 도달하며, 42일의 임무 기간에 약 210만㎞를 비행한다. 오리온 우주선은 달 궤도를 돌다 10월 10일 미국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특히 과학계가 SLS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류를 심우주(深宇宙)로 보낼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포함한 우주 선진국들은 달 너머 화성에 인류를 보내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어야 한다. 나사는 SLS의 성능을 개선해 화성까지 보낼 구상을 가지고 있다.
◇방사선 측정할 마네킹 3개 탑재
비록 아르테미스1 미션에서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지만 여러 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우주사령관석에는 ‘무네킹 캄포스’라고 이름을 붙인 사람 크기의 마네킹이 앉는다. 무네킹은 달을 뜻하는 영어 문과 마네킹의 합성어다. 캄포스는 아폴로 13호의 안전한 귀환을 도운 엔지니어 아르투로 캄포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좌석에 배치된 센서 2개는 우주선의 가속과 진동을 기록하고, 마네킹에도 방사선을 측정할 센서 2개가 부착됐다.
여성의 뼈와 장기, 연조직을 모방한 재료로 만들어진 ‘헬가’와 ‘조하르’란 이름의 마네킹도 우주선에 실린다. 여성은 유방이나 난소처럼 방사선에 민감한 기관을 가지고 있어 우주에서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5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감지기로 임무 중 얼마나 많은 방사선 노출이 있는지 측정한다. 이 중 조하르는 방사선 차단 조끼를 착용한다.
2025년에는 마네킹이 아닌 우주인 두 명이 달에 착륙한다. 이를 위해 나사는 달 착륙 후보지 13곳을 선정해 지난 20일 발표했다. 달 남극의 위도 6 이내에 위치한 곳으로, 오래된 다양한 달의 지형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나사는 착륙지 인근의 태양빛이 들지 않는 영구음영 지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영구음영 지역은 영하 200도 이하의 달에서 물이나 메탄, 암모니아 같은 물질이 얼어 있는 곳이다. 나사는 “이전에 탐험하지 않았던 어두운 지역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미래의 인류가 우주에서 장기 체류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