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와 달리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제약사 입장에선 신약 개발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을 줄이고 오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진제약은 국내 인공지능 신약 개발 기업인 심플렉스와 AI 신약 개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삼진제약은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신약 후보 물질을 심플렉스가 가진 기술로 선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진제약은 이달 초 캐나다 AI 신약 개발 기업 사이클리카와도 신약 개발 공동 연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동화약품은 심플렉스의 AI 기술로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또 AI 신약 벤처기업 온코크로스와 신약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동화약품이 보유한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AI를 통해 기존과 다른 암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경동제약도 양자역학 기반 AI 신약 개발 업체 인세리브로와 신약 공동 연구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신약 개발은 후보 물질 탐색부터 동물 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치면 평균 15년이 걸린다. 개발 비용도 2조~3조원에 달하며, 5000~1만 개의 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단 1개만이 최종적으로 약으로 출시된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한번에 100만 건 넘는 관련 논문을 찾아 분석할 수 있어, 연구자 수십 명이 5년간 할 일을 하루에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