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이 태양계 밖의 행성(외계 행성)을 직접 촬영한 첫 사진이 공개되면서 외계 행성(外界行星) 탐사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외계 행성을 더 자세히 관측할 수 있게 돼 생명체를 찾는 발걸음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HIP65426b’라는 이름의 외계 행성 사진이 지난 1일 공개됐다. 지구에서 385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거리에 있는 거대 가스 행성이다. 외계 행성은 워낙 멀리 있는 데다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관측되지 않다 1995년에야 처음으로 발견됐다. 외계 행성을 처음 발견한 미셸 마요르 제네바대 교수는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외계행성 사냥꾼’ 제임스웹 망원경, 385광년 떨어진 거리의 행성 직접 촬영한 첫 사진 공개
적외선 포착이 가능한 JWST가 이번에 촬영한 외계 행성 ‘HIP65426b’는 앞서 2017년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 망원경이 처음으로 관측했던 것이다. 당시 지상 망원경은 꿈도 못 꿀 해상도로 JWST가 외계 행성을 포착한 비결 가운데 하나는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측정기(MIRI)가 갖춘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다. 이를 통해 항성(별)의 빛을 차단할 수 있어 외계 행성을 제대로 담을 수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 작은 상자 안의 별 표시는 항성(HIP65426)의 위치를 뜻하고, 그 아래 반딧불이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외계 행성 ‘HIP65426b’다.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 ‘HIP65426b’가 생긴 지 1500만~2000만년쯤 됐고, 질량은 목성의 5~10배라고 추정한다.
385광년에 이르는 먼 거리의 외계 행성을 촬영한 것에 대해 영국 가디언지는 “80㎞ 이상 멀리 있는 밝은 등대 옆에 있는 반딧불이 한 마리를 포착한 셈”이라고 했다. 학술지 ‘네이처’는 “천문학자들이 이번 성과가 태양계 밖 행성 연구에서 노다지를 캐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레이크 방정식’ 재조명 계기
JWST로 외계 행성들을 더 자세히 관측하면 외계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전망에 미국의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92)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 세상을 떠난 드레이크는 지구와 교신할 수 있는 외계 문명이 얼마나 있을지 구하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①우리은하에서 1년 동안 탄생하는 별(항성)의 수 ②이 별들이 행성을 갖고 있을 확률 ③이 행성들 중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 수 ④앞의 조건을 충족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발생할 확률 ⑤이 생명체가 지적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 ⑥이 문명이 지적 생명체가 외계에 신호를 보낼 정도로 발전할 확률 ⑦앞의 조건들을 충족한 지적 문명이 존속할 수 있는 시간 등 항목으로 방정식을 만들었다. 그가 세운 세티(SETI·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연구소에 따르면, 드레이크가 이 방정식으로 추정한 외계 문명 수는 1만이다. 드레이크는 1974년 지구에서 미지의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보내는 전파를 보냈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과도 협업했다.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의 선구자로 꼽혀온 그는 외계 생명체 탐사를 과학의 영역으로 불러들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JWST의 외계 행성 본격 포착을 계기로 천문학계에서 드레이크 방정식이 회자되는 이유다. 임명신 서울대 교수는 “JWST로 외계 행성을 더 뚜렷이 관측하게 되면 태양계 밖에서 우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 일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외계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궁금증을 풀어줄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