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드스트림 가스관에서 대규모 누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과학자들이 누출 원인과 온실가스인 메탄이 얼마나 많이 누출됐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발트해의 덴마크 보른홀름 섬 인근의 노드스트림 수중 가스관에서 누출이 발생했다. 노드스트림 운영사는 압력이 105bar(대기압의 105배)에서 7bar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발트해의 수중 가스관 위 수면에는 1㎞ 너비의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노드스트림2 가스관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폐쇄됐지만, 여전히 가스관의 90%는 메탄으로 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진학자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가스관이 어떻게 파열됐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스웨덴 웁살라대 비요른 룬드는 네이처에 “폭발과 동시에 지진활동이 감지됐지만 이는 지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TNT로 의심하고 있다.
기후학자들도 노드스트림 누출 사고를 주시하고 있다. 각국에서 가스관 속 메탄이 얼마나 누출됐는지 추정치를 내놓고 있지만 정확한 측정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 환경단체 ‘환경방어기금’이 가스관의 크기와 수온을 기준으로 계산해본 결과, 압력이 떨어지는 초기에 11만5000t(톤)의 메탄이 누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동차 200만대에서 연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데이터 분석 비영리 단체인 ‘버클리 어스’의 기후 과학자 지크 하우스파더는 네이처에 “이 수치가 확인되면 단일 위치에서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천연가스 누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환경청 연구진은 총 30만t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누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화학공학과 폴 발컴 명예교수는 미 CNBC에 “두 개의 노드스트림 가스관 가운데 하나만 모두 누출되더라도 2015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알리소 캐니언의 천연가스 저장고 누출 사고보다 2배 많은 메탄가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사고는 미 역사상 가장 많은 메탄 누출 사고로 알려져 있다.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기화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우려하지만, 다만 전 세계 연간 배출량의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는 “사고의 규모는 크지만 석유가스 산업에서 발생하는 전 세계 연간 메탄 배출량의 약 0.14%를 차지한다”고 했다. 미 CNBC도 “국제에너지기구는 연간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5억7000만t으로 추정한다”며 “노드스트림 가스 누출로 인한 예상 배출량은 전 세계 연간 배출 총량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