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족 보행 로봇이 개발됐다. 로봇은 100m를 24초대에 주파하며 기네스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로봇공학과 조너선 허스트 교수 연구진은 “이족 보행 로봇 ‘캐시’가 넘어지지 않고 100m를 24.73초에 달렸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로봇은 오리건주립대 스핀아웃 회사인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제작했다.
연구진은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100만달러를 지원받아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은 타조 다리처럼 구부러진 무릎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캐시는 타조처럼 뛰었다. 다만 로봇은 자율주행이 아니었다. 카메라나 센서 없이 사람이 조종하는 방식이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해 53분 동안 5㎞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단 한 번 배터리 충전으로 5㎞를 주행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로봇의 안정성과 내구성은 확인했다.
연구진은 로봇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알아내고자 속도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로봇 제어에 인공지능(AI)을 결합했다. 연구진은 기계공학뿐 아니라 로봇공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이뤄졌다. 캐시는 다양한 환경에서 1년 동안 학습할 내용을 AI를 통해 일주일 만에 학습했다. 연구진은 “캐시는 다양한 걸음걸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각 속도에 어떤 걸음걸이가 가장 효율적인지 알아야 했다”고 했다. 최적화된 걸음걸이는 인간의 생체 역학과 유사하게 행동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자세 안정이었다. 연구진은 “실제로 비행기 조종보다 이착륙이 더 어려운 것처럼 서 있는 자세에서 출발하고 멈추기가 달리기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출발선에서는 전력 질주하다가 마지막 결승선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난제였다. 연구진은 “하드웨어 설계와 이를 제어하는 AI의 긴밀한 협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결과 캐시는 초속 4m 이상으로 무사히 100m를 완주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족 보행 로봇의 잠재력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허스트 교수는 “로봇 제어에 인공지능 학습을 적용한 것은 새로운 분야이며 다른 방법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며 “이런 제어 방식이 로봇 공학의 미래에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