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다트 우주선 충돌 직후 소행성 디모르포스(위).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도 같은 소행성을 담았다(아래). 두 우주 망원경이 같은 대상을 거의 동시에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인류 첫 시도가 성공했다.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로 시작된 지구방어 실험이 성공해 상상을 현실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다트(DART) 우주선의 충돌로 소행성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32분 단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나사(NASA)가 추정한 10분보다 3배 더 줄어든 것으로 나사 관계자들은 “이번 성공이 지구 방어의 분수령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다트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키는 지구 방어 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낸 모습. NASA는 지난달 26일 우주선을 소행성에 성공적으로 명중시켰다./NASA

앞서 지난달 26일 나사가 보낸 다트(DART) 우주선은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성공적으로 충돌했다. 다트(DART)는 소행성 충돌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취지로 시작된 ‘쌍(雙) 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프로젝트다.

다트가 타깃으로 삼은 소행성 디모르포스는 지름 163m로 약 1.2㎞ 떨어진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지름 780m)의 주위를 11시간 55분마다 돌고 있었다. 무게 570㎏의 다트 우주선이 시속 2만4000㎞(초속 6.6㎞)로 디모르포스와 충돌해 소행성 공전 궤도를 기존보다 안쪽으로 변경시킨 것이다.

앞서 나사는 이번 실험에서 소행성 궤도 변경의 최소 성공 기준을 공전 주기 73초 단축으로 정했다. 이에 비하면 이번 실험 결과는 32분 단축에 성공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번 발표는 충돌 이후 2주간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오차 범위는 ±2분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우리 모두는 지구를 지킬 책임이 있고 이번 임무 성공은 지구 방어의 분수령과 같은 뜻깊은 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