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원숭이가 몸단장을 해주고 있다. 사교성이 좋은 원숭이에게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사회적 동물인 원숭이가 사교성이 좋을수록 유익한 장내 미생물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사교적인 원숭이는 유익한 장내 미생물을 많이 가지고 있고,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더 적었다”고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프론티어’에 지난 1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푸에르토리코 동부 해안의 카요 산티아고 섬에 사는 히말라야 원숭이를 관찰했다. 이 섬에는 1000마리가 넘는 원숭이가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6~20세 수컷 22마리와 암컷 15마리가 연구 대상이었다.

연구진은 2012~13년 총 50개의 대변 샘플을 수집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에 원숭이가 그루밍(몸단장)을 하는 시간과 원숭이들의 몸단장 상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동물인 히말라야 원숭이에게 몸단장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주된 방법”이라며 “몸단장은 사회적 상호 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고 했다.

연구진은 대변 샘플에서 나온 DNA 염기서열 데이터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다양성을 측정했고 이와 사회적 연결성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그 결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많은 원숭이에게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사교적인 원숭이에게는 페칼리박테리움과 프레보텔라가 풍부했다. 페칼리박테리움은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사교성이 없는 원숭이는 사람에게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연쇄상구균이 많았다.

연구진은 “몸단장을 통해 미생물이 전달된 결과다”라며 “친구가 적은 원숭이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