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와 국내 일동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가 지난 22일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졌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미 치료제 100만명분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함께 만든 같은 치료제인데도 국내에서는 긴급사용승인이 감감무소식이자 제약업계에서는 “국산 치료제를 빠르게 승인해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시오노기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입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에 착수해 임상시험 2·3상을 완료했습니다. 그 결과 증상이 심하지 않은(경증~중등증) 환자들이 약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하루 일찍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5월 새로 만들어진 긴급사용승인 제도로 신속히 사용 허가 절차를 밟았습니다.

새로운 약이 일반 절차를 통해 시판되려면 보통 2년 넘는 시간이 걸립니다. 코로나 같은 재난 때 예외를 두기 위한 제도가 긴급사용승인입니다. 질병청장 등 중앙행정기관장이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야 심사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질병청은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도입한 외국산 코로나 치료제 2종으로도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코바에 대한 일본 정부의 승인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소극적인 자세와 코로나 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신을 추가 접종하려는 사람은 줄고 있습니다. 치료제가 코로나 관리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만약 외국산 치료제 수급에 문제가 생긴 뒤에 국산 치료제를 확보하려면 시간이 늦을 것”이라며 “국내 보건 당국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늘 해외 허가 사례를 보고 판단하는 식이라면 한국에서는 혁신적인 의약품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