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AI가 의료 현장에서 의사랑 똑같이 검진해 유방암을 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실제 의료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의료 AI 연구들은 제한된 조건에서 그 성능을 평가했었다.
루닛은 27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2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AI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안전하고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의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RWD는 의료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실사용 임상 데이터’로 환자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가 반영됐다. 이날 RSNA에서 진행된 스트랜드 박사의 발표 현장에는 200여명의 의료인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전문의보다 뛰어난 AI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 연구진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루닛의 영상분석 AI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대상은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5579명이었다. 연구 방식은 의상의학 전문의 2명, 루닛 AI와 전문의 1명, 루닛 AI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를 나눠 각각의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했을 때 전문의 2명이 진단한 경우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했다. AI 혼자서 진단했을 때도 전문의 2명이 판독했을 때와 암 발견율에서 차이가 없었다. 수치로 보면 검사자 1000명 암 발견율은 AI와 전문가가 4.3명, 전문의 2명은 4.1명, AI 단독은 4.1명이었다. 암 재검률(RR)에서도 AI는 사람 의사보다 더 뛰어났다. 암 재검률은 재검사를 위해 환자를 다시 부르는 것을 말한다. 검사자 1000명당 재검률은 AI 단독이 15.5명으로 가장 낮았고, AI와 전문의(28명), 전문의 2명(29.3명) 순으로 나타났다. 스트랜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의사 한 명의 역할을 AI가 대신함으로써 총 의료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유방암 검진에 AI가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의사처럼 진료 단계부터 AI가 암 찾아내
이번 연구는 실제 의료 현장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라 더 의미 있다고 루닛은 밝혔다. 예컨대 기존 연구들은 유방암 환자의 영상 자료임을 알고 AI가 암을 찾아내는 식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의사가 실제 진료를 보는 단계에서부터 AI가 개입해 유방암을 찾아낸 것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AI의 효과를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며 “AI가 의료환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음을 지속 증명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