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앞으로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으며 향후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는 28일(현지 시각) 북미영상의학회(RSNA)가 열린 미국 시카고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의사와 함께 진료한 AI가 사람보다 낫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AI가 한 사람의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랜드 박사는 스웨덴 룬드대에서 공학석사를 마친 뒤 의대인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박사를 마친 의사 과학자(MD-PhD)이다. 그는 스웨덴에서 5만명의 대규모 환자 집단을 루닛의 AI로 유방암 검진을 했다. 그 결과 AI는 사람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AI 연구는 이미 검진을 다 마친 환자들의 사진을 AI가 분석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 연구는 진료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변수를 반영해 새로운 AI 진단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또한 “AI가 전문의의 작업량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환자들의 암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영역으로 AI 확장 가능”
전문가들은 AI가 의료의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의사 과학자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리츠 만 교수는 29일 인터뷰에서 “AI 기술은 영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예컨대 AI를 통해 어떤 치료법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지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리즈대 니샤 샤르마 박사는 “의료 인력 위기 속에서 계속해서 좋은 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AI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AI는 영상 분석부터 신약개발, 환자 관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스트랜드 박사는 “사람 한명이 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유전학, 병리학 등 모든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AI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의학 전문가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로니스 세초풀로스 박사는 “우리가 양자컴퓨터의 등장을 몰랐던 것처럼 AI는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질문과 방법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 개선과 데이터 확보는 숙제”
다만 전문가들은 AI가 아직 한계는 있다고 지적했다. 리츠 만 교수는 “AI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품질”이라고 했고, 스트랜드 박사는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의료 AI에 대해서 스트랜드 박사는 “한국은 미국, 유럽과 견줄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리츠 만 교수는 “한국의 과학 수준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