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국이 달 인근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 가상 사진. 2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주정거장 ‘톈궁’. 지난달 유인 우주선을 보내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과 결합하는 데 성공했고, 연말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3일본 우주 기업 디지털블라스트가 2030년 첫 모듈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우주정거장 가상 사진. /미 항공우주국·위키미디어·디지털블라스트

미국·러시아가 운용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뒤를 이어 중국이 올해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민간 기업이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ISS가 물러나는 2030년을 겨냥한 우주정거장 구축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일본 우주 기업 ‘디지털블래스트’는 지난 12일 우주 비행사의 거주와 과학 실험 시설 등을 갖춘 ‘민간 우주정거장’(CSS)을 지상 400~500㎞ 지구 저궤도에서 운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트 ISS 시대를 노려 2030년에는 첫 번째 모듈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우주정거장은 모듈 세 종류가 결합된 형태가 된다. 승무원 거주 시설과 통신 장치 등을 갖춘 ‘거주·핵심 모듈’, 채굴 자원이나 농작물에 관한 과학 실험을 위한 ‘사이언스 모듈’, 지상 이용자에게 VR(가상 현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모듈’ 등 총 세 모듈로 우주정거장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총비용은 3000억~5000억엔(약 2조8000억~4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디지털블래스트는 우주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물건을 만드는 ISM(In-Space Manufacturing·우주 공간에서 제조)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상에서 우주정거장을 활용해 VR 또는 메타버스를 즐길 수 있도록 상업용 서비스를 연다는 구상이다.

로켓이나 우주선과 달리 우주정거장은 우주에 상주하는 구조물이어서 구축에 드는 시간뿐 아니라 운용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우주 선진국들이 우주정거장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향후 펼쳐질 우주 자원 선점 경쟁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지난 11일 지구에 안전하게 돌아온 오리온 우주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1단계 성공을 의미한다. 2단계는 2024년에 유인 우주선으로 달 궤도를 다녀오는 것이고, 2025년 3단계 때는 달 주위를 도는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완성할 계획이다.

관광과 산업 등 우주정거장의 상업적 활용을 내다본 민간 기업들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우주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는 이르면 2027년부터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24년에 ISS에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연결하고 우주 스튜디오도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우주에 설치하는 세계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다목적 공연장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은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Orbital Reef)’를 2020년대 말까지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록히드마틴은 과학 실험과 산업 관련 제조 공간으로 활용할 우주정거장 ‘스타랩’(Starlab)’을 2027년에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우주정거장 구축에 나선 기업들은 지구에서 우주정거장으로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를 우주선도 개발 중이다. 보잉은 지난 5월 국제 우주정거장의 모듈에 수송용 우주선을 도킹시키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20년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우주정거장을 오갈 우주 택시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