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섭 부회장, 유원상 대표, 백인환 사장, 김정균 대표.

중견 제약업체 대원제약 오너가 3세인 백인환(38) 마케팅본부장(전무)이 지난 13일 경영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회장의 장손이며 현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2011년 대원제약 입사 이후 주요 부서를 거쳐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원제약은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최근 몇 년 새 주요 제약사들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이 급변하자 30~40대 젊은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워 회사 체질 개선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너 3세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보령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37) 대표가 올해 경영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우주 헬스케어’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를 위해 우주개발 전문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와 함께 우주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사명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꿨다. 보령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국내 제약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성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유유제약 3세 유원상(48) 사장은 지난해부터 단독 대표이사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의 동생 유특한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유 대표는 신약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세계모발학회에 직접 참석해 탈모 치료제를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진행 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케미컬(화학 성분)을 넘어 바이오 신약 개발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인 윤웅섭(55) 대표도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20%에 가깝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창업주와 2세들이 제네릭(복제 약)과 국내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 3세들은 자체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