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다누리 달궤도 진입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28. 뉴시스

“지금부터 또 다른 시작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의 성공을 이끈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지난 27일 항우연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누리가 달 궤도를 안정적으로 돌고, 과학장비가 정상 작동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누리 발사나 궤적 진입 등 다누리가 하나하나 임무를 해낼 때마다 늘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해온 그였다. 전날인 26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하는 마지막 기동을 마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공을 확인했지만, 그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 단장은 2020년 달탐사사업단에 합류해 2021년 2월부터 단장을 맡고 있다. 이전에 천리안과 아리랑 위성 개발을 담당했던 그는 달 탐사 사업이 위기에 놓였을 때 사업단에 합류했다. 당시 다누리는 설계 변경으로 무게가 늘면서 달로 가는 궤적을 새로 그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 단장은 “다누리를 개발하는 동안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다누리 개발은 시험으로 치면 100점을 맞아야 하는 것이었다”며 “한 문제라도 틀리면 전체가 망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100점을 맞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연구진을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김 단장은 “궤적 설계뿐 아니라 위성 제작과 운영까지 다누리 개발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100점을 맞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누리 성공으로 해외 연구진이 한국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한국을 도왔던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굉장하다(fantastic)”고 했고, 다누리가 지구와 달을 동시에 촬영한 사진을 보고도 합성이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김 단장은 “다누리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을 증명해내면서 한국에 대한 기대가 믿음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