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사촌 네안데르탈인의 뇌 진화 과정이 현생인류와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계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점차 잃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피사대 연구진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뇌 진화 방식이 유사하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지난 5일 밝혔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공존하다가 약 4만년 전 멸종했다.
인간과 영장류의 지적 능력을 판단하는 척도로 뇌의 크기를 많이 든다. 연구진은 뇌의 크기가 아닌 뇌의 성장에 주목했다. 포유류의 뇌는 특정한 기능을 하는 네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추론과 추상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 시각을 담당하는 후두엽, 감각을 받아들이는 두정엽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영장류가 성장함에 따라 각 영역이 서로 통합되는 정도를 측정했다.
먼저 살아있는 영장류와 과거 인류 화석의 뇌 진화를 분석했다. 두개골 CT(단층 촬영)를 통해 시간 경과에 따른 뇌 모양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뇌의 각 영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한 것이다.
분석 결과 인간은 두정엽과 전두엽이 통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도 청소년기에 도달할 때까지는 인간과 비슷했다. 유인원은 청소년기 이후부터 뇌의 통합이 빠르게 사라졌지만 인간은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됐다. 네안데르탈인은 인간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뇌의 통합이 인간의 지능에 강력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과 유사한 네안데르탈인의 뇌 진화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도 현생인류만큼의 지적 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은 야만적이고 현생인류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졌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이 벽화를 그리고 장신구를 만드는 등 현생인류만큼이나 정교한 기술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