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사람의 목소리만 듣고 음주 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호주 라트로브대학교 연구진은 “12초 동안 음성을 듣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알코올’에 최근 밝혔다. 일반적으로 음주 여부는 사람의 호흡을 통해 측정한다. 숨 속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음주는 교통사고나 폭력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관련돼 정확하고 빠르게 음주 여부를 찾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연구진은 술에 취한 사람과 취하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를 이용했다. 21세에서 64세까지 162명은 술을 마시기 전과 마신 후 숫자와 문장을 읽었다. AI는 12초 분량의 인간 음성 데이터 1만2360건을 학습했다. 음주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혈중 알코올 농도도 측정했다.

그 결과 AI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인 사람을 약 70% 정확도로 구별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2%보다 높은 사람은 76%의 확률로 찾아냈다.

연구진은 AI가 휴대전화 앱(응용프로그램)에 적용되면 음주 정도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음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는 술집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앨버트 보넬라 박사는 “호흡 기반의 음주 측정은 비싸고 종종 신뢰할 수 없는데, AI는 기존 음주 측정기보다 훨씬 저렴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 AI의 성능이 향상되면 앱에 통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