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하이난성 창장에서는 소혈모듈형원자로(SMR) ‘링룽 원’이 건설되고 있다. 중국원자력공사(CNNC)는 링룽 원을 2026년 상업운전할 계획이다. 링룽 원의 전기출력은 125메가와트(MW)급으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수준이다. 육상 풍력 발전기 40기에 해당하는 출력이다. 링룽 원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건설 중인 SMR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중국 당국은 SMR을 여러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담수화 플랜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에서 차세대 원전인 SMR이 개발되고 있다. SMR은 원전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로, 크기가 대형 원전의 100분의 1수준이다. 전기출력이 300MW 이하로 대형 원전(1000MW 이상)보다는 작다. 모듈 형태로 제작해 건설공기 단축과 건설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최근 “원자로의 미래는 작을 수 있다”며 “중국이 SMR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도 이를 따를까?”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71종 SMR 개발 중
현재 SMR이 상용화된 곳은 없다. 러시아는 선박에 장착하는 SMR을 개발했지만, 대형원전처럼 육상에 건설된 곳은 아직이다. 하지만 앞으로 SMR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조르지오 로카텔리 밀라노공대 교수는 “앞으로 15~20년 안에 SMR이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해 한국, 미국, 러시아 등에서 71종 이상의 SMR이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는 2030년 이전 7곳의 개발사에서 SMR을 배치할 계획이다. IEEE 스펙트럼은 “대부분은 시험용 원자로이지만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 뉴스케일이 대표적인 SMR 기업이다. 이 회사는 77MW 급 SMR을 개발했다. 뉴스케일은 4,6,12개의 원자로를 함께 묶어 발전소를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아이다호주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2월 영국에 470MW급 원자로용 부품을 제공할 공장을 건설할 부지 세 곳을 후보에 올렸다. 2029년까지 최초의 원자로에 공급하길 기대한다. 프랑스도 2030년까지 SMR 산업 개발에 1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며, 다른 유럽 국가들도 SMR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2028년 SMR 허가 목표
한국도 SMR을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기본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2028년 인가를 받아 2030년대 수출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에 맞춰 개발자와 소통해 신속한 인허가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 2012년 한국형 SMR 스마트(SMART)의 표준설계 인가를 세계 최초로 받은 바 있다.
혁신형 SMR은 170MW급 소형모듈 원자로다. 기본 4개의 모듈(680MW)을 배치해 600MW급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과 경제성도 개선됐다. 모듈형태로 공장에서 제작 가능하고 전기뿐 아니라 담수화, 열 생산 등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5중 방어 구조로, 노심손상 빈도가 10억년에 한 번 수준으로 안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연간 1개 호기(4개 모듈)를 수출하면 3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대형 원전보다 경제성·안전성 우수한 SMR
전 세계가 SMR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원자력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여전히 유망하기 때문이다. 대형원전은 가격이 비싸고, 한국은 공기를 정확히 맞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건설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SMR은 가격도 대형원전보다 싸고 덜 위험하다. 특히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내륙에서 이송 가능하다. 그리고 건설현장에서 조립·설치하면 된다. 건설기간도 짧다.
KOTRA는 “SMR이 노후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예를 들어 전기교환기, 석탄 발전소 터빈 등의 기반 설비를 활용해 SMR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 및 설비를 활용해 SMR을 운행하면 기본 투자 비용이 절감되고, 게다가 가장 큰 인프라인 송배전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