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공대가 이달 본격 착수한 우주 태양광 발전 시연장비를 묘사한 그림/캘리포니아 공대

미군의 ‘비밀 우주왕복선’으로 불리는 X-37B는 2년 6개월간 궤도비행 임무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지구로 돌아왔다. X-37B 임무 중에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이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하는 실험도 포함됐다. 우주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구로 보내는 ‘우주 태양광 발전’을 위한 것이다.

이어 이달에는 미 캘리포니아 공대가 우주 태양광 발전 시연 장비를 쏘아올리자 우주 전기를 끌어다쓸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대는 지난 3일 스페이스X의 발사체에 우주 태양광 발전 시연 장비를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 태양전지판을 펼쳐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고, 이를 지구로 무선 전송하는 실험을 앞으로 6개월간 할 계획이다.

미국이 이처럼 우주 태양광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미래 에너지 공급의 열쇠가 될 기술로 보기 때문이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지구의 에너지 문제에 대한 유력한 해법으로 꼽혀왔다. 낮에만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지구와 달리 우주에서는 밤낮으로 가능하고, 효율도 더 높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지구 적도에서 받는 태양에너지는 ㎡ 당 1kW(킬로와트)인데 3만6000㎞ 상공 우주에서는 1.36kW로 30% 이상이다. 게다가 우주에서는 24시간 발전이 가능해 실질 전력 생산량은 10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태양전지판을 연결해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체계를 묘사한 그림/ 미 항공우주국(NASA)

여기에 재사용 로켓 기술로 발사 비용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태양광 발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우주 선진국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태양광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올해 착수하는 프로젝트 ‘솔라리스’를 최근 승인했다. 1.7㎞에 이르는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기가와트(GW·10억 와트) 전력을 지구로 보내는 것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연구다.

중국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28년에 우주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400㎞ 상공에서 지상으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2028년에 위성을 발사한다는 것이다. 이어 2035년 10MW급 태양광 발전소에서 지구로 전기를 보내고, 2050년에는 송출량을 원전과 맞먹는 2기가와트(GW)로 늘리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비용도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도 2030년 1GW급 상업용 우주 태양광 발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우주 태양광 발전을 현실화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예컨대 우주 송전을 지구에서 수신하는 지역들은 전자기파 피해 등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인구 밀집 지역을 고의로 겨냥해 전자기파를 보내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인명 피해도 입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문제, 지구 온난화 등을 해결한다는 취지로 개발된 우주 태양광 발전이 자칫 인류를 위협하는 무기로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