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거대 코끼리를 도축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연구자가 실물 크기로 복원한 곧은상아코끼리 모형 옆에 서 있다. /유럽고고학회·루츠 킨들러

네안데르탈인이 지금의 코끼리보다 2배 이상 큰 거대 코끼리를 도축해 나눠 먹고 대규모 무리 생활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와 네덜란드 라이덴대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멸종된 곧은상아코끼리가 12만5000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에게 도살된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한 장소에서 발굴된 곧은상아코끼리 70여 마리의 뼈들을 분석해 네안데르탈인이 마리당 4t에 이르는 살을 발라낸 것으로 추정했다. 곧은상아코끼리는 무게가 최대 14t, 키는 4m 이상일 정도로 거대 동물이었다. 이번 연구는 인류 진화에서 코끼리 사냥에 관한 최초의 증거가 확인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예를 들면 25명이 11t 코끼리를 도축해 먹을 수 있게 추려내는 데까지 6~10일이 걸린다”며 “이렇게 얻은 고기는 25명이 석달 , 100명은 한달, 350명은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100명 이상 대규모 집단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네안데르탈인은 20명 이하 단위로 살았다는 기존 가설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물론 20명씩 무리 지어 살다가 코끼리 사냥 때 모여 협력 도축을 한 뒤 ‘고열량 특식’을 나눠 먹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연구진은 곧은상아코끼리 뼈가 발굴된 장소에서 숯불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된 점을 들어 네안데르탈인이 고기를 건조시켜 장기 보관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