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한 오염수를 방류해도 한국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는 이전보다 10만분의 1 정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중성자가 2개 더 많은 수소로 방사능을 가지고 있다.
해양과학기술원과 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16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부지 내 보관해온 오염수를 이르면 봄에 방류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따른 영향을 미리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현재 전체 저장 가능한 용량의 96%인 133만t이 원전 내 탱크에 저장돼 있다.
연구진은 일본의 정화시설(ALPS)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물질 삼중수소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발전소 약 1㎞ 앞 바다에서 삼중수소를 오는 3월부터 10년간 연간 최대 22조㏃(베크렐)로 방류한다고 가정했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국제단위다. 연구진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예측을 조합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삼중수소는 10년 후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인근 해역에 ㎥ 당 0.0001 베크렐 농도가 일시적으로 감지되고, 4~5년 후부터 본격 삼중수소가 유입된다. 10년 후에는 ㎥ 당 약 0.001 베크렐 농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 당 172 베크렐이다. 연구진은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분석기기로도 검출하기 어려운 낮은 농도”라며 “또 방출된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시기는 매년 해류의 특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앞서 2021년 중국 제1해양연구소에서 내놓은 결과와 비슷하다. 중국 연구진은 10년간 총 900조 베크렐의 삼중수소를 방출하면 5년 후에 ㎥ 당 약 0.001 베크렐 농도로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양과기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일본이 정화를 제대로 했다는 가정하에 시뮬레이션한 것”이라며 “실제 상황에서 추가 데이터가 나오면 2~3주 내에 시뮬레이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