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소식 이후 그룹 3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다. 9일 셀트리온(9.4%)과 셀트리온헬스케어(19.7%), 셀트리온제약(47.1%)의 주가는 복귀 소식이 전해진 전날인 2일보다 대폭 급등 마감했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 이후 바닥으로 떨어졌던 셀트리온 상장사들의 주가가 ‘서정진 효과’를 보고 있다. 한때 40만원이었던 셀트리온 주가는 서 명예회장의 퇴진 이후 하락하며 14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마찬가지로 2년 새 약 70% 폭락했다.
2021년 3월 돌연 사임한 서 명예회장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그룹 3사의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서 명예회장의 복귀는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할 긍정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서 명예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셀트리온 그룹 3사 합병 문제가 가장 큰 숙제다. 셀트리온 그룹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3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 그룹엔 현재 바이오 의약품의 연구·생산을 맡는 셀트리온과 생산 물량을 각각 해외와 국내에 판매하는 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있다. 이런 구조 탓에 셀트리온의 매출이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쪽에 잡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셀트리온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3개 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앞으로 3사 합병을 통해 서정진-지주회사-3사 합병법인으로 단순화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두 아들에게 그룹을 승계하기 위해서도 3사 합병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셀트리온 분식 회계 이슈가 해소되면서 복귀에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회사 성장 동력 확보도 시급하다. 지난해 매출은 2조283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도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낮추는 상황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에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유플라이마’와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올해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서 명예회장이 신약 회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셀트리온 측은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으로 미국 진출과 신약 후보군 확보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