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과학자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그만큼 양극화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학자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코로나 백신을 맞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연구·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배스대 밀너 진화 센터와 옥스퍼드대, 애버딘대 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과학자들에 대한 신뢰도 조사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에 지난 23일 발표했다.
◇과학자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증가
연구진은 ‘유전자 협회’가 의뢰한 18세 이상 영국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설문은 2021년 6월 진행됐다.
연구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과학자들에 대한 신뢰가 달라졌는지 물었다. 응답자의 33%는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7%는 신뢰도가 감소했다고 했다. 연구진은 “신뢰도에 변화가 있다고 답한 사람들 중 신뢰도가 증가한 사람이 더 많았다”며 “이는 전염병을 통해 과학자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뢰도 변화가 코로나와 관련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질문도 던졌다. 코로나와 관련 있는 유전학자와 관련이 먼 지질학자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것이다. 그 결과 유전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했다고 답한 사람은 16%였지만, 지질학자는 7%로 차이가 있었다.
제약산업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백신과 관련 없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언급했을 때, 화이자에 대한 신뢰도 증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 기간 과학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이 신뢰도를 높였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양극화도 심해져
연구진은 코로나 이전에 과학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한 사람들이 훨씬 더 부정적이었고, 반대로 원래 긍정적이었던 사람들은 훨씬 더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도 확인했다. 과학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양극화도 심해졌다는 것이다.
신뢰도 감소는 백신 접종과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코로나 백신 접종 의향에 대해서도 함께 물었다.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 가운데 36%가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했다. 신뢰도 증가를 답한 사람은 9%에 불과했다. 반면 백십 접종을 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11%가 신뢰도 감소를 답했고, 17%가 신뢰도 증가를 답했다. 연구진은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 변화가 코로나 백신 접종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