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신약 후보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 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연구개발비 투자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군)을 대폭 확대하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2.2%인 1814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한 데 이어, 국내 임상시험 승인 21건으로 5년 연속 임상 건수 최다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제·세포 치료제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과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 등으로 신약 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과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 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개소하고 기존의 방법들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희소∙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의 시나픽스와 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권리를 확보하여 ADC 항암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로 미래 먹거리 확보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CKD-701)’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루센비에스는 종근당의 순수 독자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 사용되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신생혈관)에서 누출된 삼출물이나 혈액이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와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임상 3상에서 약물 투여 후 3, 6,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각각 15글자 미만의 시력 손실 및 시력 호전을 보인 환자의 비율과 최대 교정 시력의 평균 변화, 중심 망막 두께 변화 등의 지표에서 약물 효능 및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임상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지난 9월 유럽종양학회에서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인 ‘CKD-702′의 임상 2상 권장 용량을 결정하고 안전성 및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를 동시에 표적하는 항암이중항체다.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근당은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CKD-702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혁신 신약

종근당은 지난해 5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에서 샤르코-마리-투스(CMT)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 약물이 없다. CKD-510은 2020년 3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8월에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 심방세동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CKD-510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510은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규칙적인 수축이 소실돼 불규칙하게 맥박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성심질환, 확장성심부전 등의 심장질환과 동반된다. 이번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