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감시)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는 5일(현지 시각)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IAEA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처리 과정을 현장에서 검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4차 보고서다. IAEA는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홍석 박사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국제 전문가 11명과 함께 오염수 해상 운반 터널과 방류 장비 등을 살펴보고 주변 바닷가에서 해수와 물고기 등을 수집한 바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 후 환경 모니터링을 위해 마련한 감시 체계가 충분히 보수적이면서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2월 1차 현장 검증에서 제기됐던 ‘측정 대상 핵종(방사성 물질 종류)’의 숫자도 일본 측이 제안한 30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측정 대상 핵종이 64종이냐, 30종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IAEA의 분석 결과 상당수가 반감기를 거쳐 소멸했기 때문에 30종만 포함하면 된다고 본 것이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일본의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가 충분하다는 결론”이라며 “IAEA가 일본의 방류계획 적절성을 다시 확인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AEA는 일본이 제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REIA)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오염수 방류 지점부터 해안 3km 이내에서 잡히는 해산물의 방사선 농도가 방류 직후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평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방류수를 마신 생물의 몸속에서 형성되는 유기삼중수소(OBT) 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 교수는 “방류 결정에 영향을 줄만큼 중요한 사안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추가 설명을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IAEA는 오염수 분석 결과를 담은 모니터링 보고서 등을 낸 뒤 포괄적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주한 일본 대사관 측은 “일본 정부가 IAEA 포괄적 보고서를 검토한 뒤 방류를 결정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전문 기관을 중심으로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배출 계획에 대한 종합 분석을 진행하고, 추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후쿠시마 주변 8현에 대한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국내 해역에서 잡히는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하며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해역의 수산물 방사능 농도는 기준치 이내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