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의 편집장인 수잔 존스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한국생물공학회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의 편집장인 수잔 존스 박사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에서 최근 열풍인 ‘챗GPT’에 대해 “인공지능(AI)을 완벽하게 배제하기보다는 상식선에서 똑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스 편집장은 이날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적절히 사용한다면 매우 도움이 되는 도구”라며 이렇게 말했다. 존스 편집장은 영국 워릭대에서 미생물학 박사를 취득하고 박사후과정(포닥) 후 국제 학술지 ‘플로스 메디슨’ 등을 거쳐 현재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다.

◇챗GPT, 연구 요약엔 유용

최근 챗GPT가 논문을 써주거나 대학생들의 과제를 대신 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주요 국제 학술지는 현재 AI를 논문의 저자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존스 편집장은 “현재 우리는 AI를 연구 조사 도구로 사용하는 데 상당히 열성적”이라고 했다. 또 “AI는 사람보다 편향이 덜 된다”며 “과학논문의 연구 요약을 작성하는 데 AI가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논문은 사람이 써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챗GPT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존스 편집장은 이날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 학술지에 대한 소개 강연을 했다.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는 매년 2000개 넘는 논문이 투고돼 그 중 7~10%인 140편만 게재된다. 그는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는 세계 최고이자 가장 중요한 과학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는 문지기(Gatekeeper)가 아닌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논문을 가장 많이 제출한 나라는 중국이었고, 미국과 독일,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고 존스 편집장은 설명했다.

◇한국 연구자, 과대 포장 안 하고 사실만 이야기하는 강점

존스 편집장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때의 연구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해에는 논문 투고가 20% 늘었다고 한다. 그는 “mRNA 백신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팬데믹 여파로 완전히 부활했다”며 “다음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에는 진단을 주제로 한 많은 연구가 있었고,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와 산업미생물, 환경미생물 연구가 많아졌다고 했다.

존스 편집장은 한국 연구에 대해서 “영어 실력으로 발목이 잡힐 일은 없다”며 “다른 국가에 비교해서 연구를 과대 포장한다거나 허황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점은 강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