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를 창업한 로버트 랭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4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에서 “mRNA 기술로 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백신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랭거 교수는 인체에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을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이다. 1570편이 넘는 논문과 특허 14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창업한 기업은 40개가 넘으며,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2010년 랭거 교수가 창업한 회사다.
랭거 교수는 mRNA 등 다양한 물질을 체내에 전달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1970년대 당시 큰 분자를 다른 물질로 감싸 체내에 전달하는 약물전달 시스템을 제안했지만 모두가 믿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논문과 특허로 기술을 증명해냈다. 랭거 교수의 대표적인 성과는 단연 코로나 mRNA 백신이다. 랭거 교수 기술 덕분에 모더나는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mRNA 백신을 만들었고, 두 달 만에 사람들에게 투여되기 시작됐다.
mRNA 백신은 암 백신에도 활용된다. 랭거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지난해 12월 모더나가 공개한 흑색종 mRNA 백신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mRNA 백신을 항암제와 같이 투여한 환자군은 항암제만 투여한 환자보다 피부암 재발이나 사망이 44% 적다”고 말했다.
랭거 교수가 개발한 약물전달시스템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소개한 한 기술은 고분자 물질로 약물을 가둔 뒤 특정 시간대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그는 “세 차례 맞아야 하는 백신을 한 번만 맞고 약물을 접종 시기마다 방출하는 형태로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약물을 오랜 기간 배출하는 기술을 피임약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