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위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인 ‘스타십’의 첫 지구궤도 시험 비행에 나섰지만, 비행 중 폭발하며 결국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20일 오전 9시 28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10시28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앞서 지난 17일 가압 시스템 밸브에 문제가 발견되며 발사가 미뤄졌지만, 이번 도전에서 이륙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륙 약 4분만에 비행 중 이상이 감지되면서, 상공에서 폭발했다. 이번 시험 비행엔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는 않았다.
스타십 시험 발사는 9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수퍼헤비로 지상에서 이륙한 스타십은 수퍼헤비와 분리된 뒤 자체 엔진으로 연소하고, 이후 지구 저궤도에 올라 지구를 한 바퀴 돈 뒤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의 태평양으로 낙하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 중계팀은 “로켓을 가동하는 33개 랩터 엔진 중 3개가 꺼진 것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시험비행 실패 후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뒤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썼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수퍼헤비’로 불리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자 우주선인 ‘스타십’으로 이뤄져 있다. 수퍼헤비와 스타십을 합친 총 길이는 120m로 역대 개발된 우주발사체 가운데 가장 크며,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도 더 큰 규모다. 수퍼헤비의 추력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새턴V 추력의 두 배 이상으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선으로 평가된다. 스타십은 로켓과 우주선 모두 지상 또는 해상의 발사대에 역추진 방식으로 착륙해 재활용이 가능하다.
스타십은 이전의 우주선보다 직경이 훨씬 크기 때문에 우주탐사를 위한 물과 식량 같은 화물을 대거 탑재할 수 있다. 2단인 스타십 우주선에는 80~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유인우주선은 4~6명 정도가 한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