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기업의 미국·중국 등 해외 주요국에 대한 특허 출원이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 출원이 두드러졌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이 미국·중국·일본·유럽에 출원한 건수는 7만6592건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미국이 절반 이상(53.3%)을 차지했고, 중국(23.8%), 유럽(13.5%), 일본(9.3%)이 뒤를 이었다. 특허청은 “한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기술 경쟁 상대인 빅테크들의 주요 무대인 미국에 출원을 많이 한 것”이라고 했다. 기술 분야별로 살펴보면 컴퓨터 기술, 배터리, 반도체, 통신 기술 등 한국의 첨단·주력 산업 분야의 해외 출원 비중이 높았다. 한국 기업의 해외 특허 출원이 실제 등록으로 이어진 비율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87%와 73.7%로,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다른 나라 국적자들의 특허와 비교해 등록률이 가장 높았다. 특허청은 “한국 기업의 출원 증가세가 단순한 양적 확대라기보다 양질의 특허를 선별해 출원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특허 선진국 주요 5국의 특허출원은 총 293만 건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전 세계 특허출원의 85.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중국에 접수된 출원이 162만 건(55.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미국 59만 건, 일본 29만 건, 한국 24만 건, 유럽에는 19만 건이었다. 특히 한국에 접수된 외국인 출원 중에서는 미국이 1만7678건(35%)으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그 뒤로 일본(27%), 유럽(25%), 중국(12%) 순이었다. 특허청은 “미국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특허 출원을 통해 첨단 기술을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