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밀집지와 가까운 동해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 원전 안전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새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공사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15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국내 원전은 규모 6.5~7.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됐다. 유럽 각국과 비교하면 같거나 더 높은 기준이다.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지진 이후 원전 운전 정지와 관련된 핵심 부품의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 규모 5.5~6.0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원자로를 수동 정지하고, 이보다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감지와 거의 동시에 원전이 자동 정지된다. 국내에서 자동 정지 사례는 없었고, 수동 정지 사례는 2016년 국내 관측 이래 최대 규모(5.8)였던 경주 지진 때 한 차례 있었다.

국내 원전에는 발전소마다 최신 지진 계측기 6개가 설치돼 있다. 이와 별도로 KINS가 관리하는 지진 관측소도 220곳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0년 지진 탐지 시간은 발생 후 6초가 걸렸지만 지난해 3.4초까지 단축됐다.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에 KINS 등 다른 지진 관측 기관의 설비를 통합해 국가지진관측망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27년 통합이 완료되면 국가지진관측망은 기존 390개소에서 851개소로 늘어나며 이를 통해 원전이 위치한 집중감시구역의 탐지 시간을 1.4초까지 단축한다는 목표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지진을 더 빨리 관측할수록 원전 정지 시간이 빨라져, 기기 손상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쓰나미(지진 후 해일)에도 대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직접적인 지진 피해보다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컸다는 점을 감안했다. 국내 원전은 해수면을 기준으로 10m 높이에 지어졌다. 우리나라 동해안에 있는 신한울 원전에서 약 900㎞ 떨어진 일본 서쪽 바다에서 규모 8.1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한반도를 덮치는 쓰나미 높이는 최대 4.5m로 추정된다. 조호현 KINS구조부지평가실장은 “여기에다 지반에서 약 3m 높이 차수막도 지어 이중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으로부터의 높이 10m에 차수막 높이까지 합해 최대 13m 높이 쓰나미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